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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 강세. 외환시장에서 다시 가장 많이 등장하는 단어입니다. 엔화가 약세를 이어오다 미국과 일본의 외환시장 공조 이후 빠르게 반등하면서 투자자들은 자연스럽게 “엔화 강세 이유가 무엇인가”, “2024년처럼 엔캐리 청산이 다시 오는 것 아닌가”를 질문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번 엔화 강세는 경계할 필요가 있지만, 엔화가 오른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2024년과 같은 증시 폭락을 예상하는 것은 성급합니다. 앞으로  중요한 것은 엔화 상승 자체가 아니라 엔화를 빌려 투자했던 자금이 실제로 글로벌 주식시장에서 빠져나가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엔화 강세 이유, 왜 갑자기 방향이 바뀌었을까?

최근 일본 엔화 강세의 직접적인 계기는 미국과 일본의 외환시장 개입입니다. 달러·엔 환율이 160엔을 넘어 높은 수준까지 올라가자 양국이 엔화 약세를 완화하기 위한 조치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외환시장 개입만으로 엔화의 장기 방향이 결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결국 시장이 보는 것은 미국과 일본의 금리 차이입니다. 일본은행이 금리를 추가로 올리고 미국 연준이 금리를 낮추면 미·일 금리 차이는 좁아집니다. 바로 이 때문에 ‘일본 금리인상 엔화 강세’가 중요한 연관 검색어가 되는 것입니다.

 

금리 차이가 줄어들면 굳이 낮은 금리의 엔화를 빌려 미국 자산에 투자할 이유가 줄어듭니다.

엔캐리 청산과 엔화 강세는 왜 같이 움직일까?

엔캐리 트레이드는 금리가 낮은 엔화를 빌려 미국 주식이나 채권 등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은 자산에 투자하는 전략입니다.

엔화가 약할 때는 유리합니다.

 

하지만 엔화 가치가 급격히 올라가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빌린 엔화를 갚기 위한 부담이 커지고, 일부 투자자는 가지고 있던 미국 주식이나 다른 위험자산을 팔아 엔화를 사야 합니다.

 

그래서 시장에서는 ‘엔캐리 청산 엔화 강세’를 하나의 연결된 위험으로 봅니다.

문제는 엔화 숏 포지션입니다. 현재 엔화 하락에 베팅한 포지션은 2024년 엔캐리 청산 직전과 비슷한 수준까지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여기만 보면 상당히 위험해 보입니다.

하지만 저는 숏 포지션 숫자 하나만 보고 제2의 2024년을 예상하는 것은 지나치게 단순한 해석이라고 봅니다.

2024년과 지금이 다른 이유

2024년 증시 충격이 컸던 진짜 이유는 엔화 강세만이 아니었습니다. 엔화 강세와 동시에 레버리지 축소, 캐리 자금 청산, 위험자산 매도, 변동성 급등이 한꺼번에 나타났습니다.

 

현재는 당시보다 실제 엔화 조달 자금 규모가 줄어들었고 캐리 트레이드의 조달 통화도 엔화에서 스위스프랑·유로 등으로 분산된 것으로 분석됩니다. 즉 엔화 숏의 크기는 비슷해도 폭탄에 들어 있는 화약의 양까지 똑같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이 차이가 중요합니다.

엔화 강세가 코스피와 나스닥에 미치는 영향

“주식을 팔아야 할까?”

저라면 엔화 환율 하나만 보고 주식을 매도하지는 않겠습니다.

오히려 다음 흐름을 함께 보겠습니다.

 

엔화 급등 → 미·일 금리 차이 축소 → VIX 상승 → 일본·미국·한국 증시 동반 하락

 

이 네 가지가 동시에 나타난다면 엔캐리 청산 위험을 한 단계 높여 볼 필요가 있습니다.

반대로 엔화만 강해지고 증시와 신용시장이 안정적이라면 단기 숏커버에 그칠 가능성도 있습니다.

달러 강세·원화 약세와는 어떻게 연결될까?

‘달러강세 원화 약세’도 함께 나타나는 이유가 있습니다. 글로벌 금융시장이 불안해지면 안전자산인 달러로 자금이 몰리면서 원화가 약해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엔화가 강해지는 과정에서 달러·엔 환율이 내려가더라도 달러·원 환율은 반드시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따라서 엔화와 원화를 단순히 반대로 해석해서는 안 됩니다.

엔화는 미·일 금리 차이의 영향을 크게 받고, 원화는 한국 경제와 외국인 자금 흐름, 달러 방향까지 함께 영향을 받기 때문입니다.

플라자 합의 때처럼 엔화가 계속 오를까?

‘플라자 합의 엔화 강세’가 투자자들 사이에서 연관 검색어에 등장하는 것도 이해할 만합니다.

1985년 플라자 합의 이후 엔화는 장기간 크게 강해졌습니다. 하지만 지금 상황을 당시와 그대로 비교하기는 어렵습니다.

플라자 합의는 주요국이 달러 약세라는 방향에 강하게 합의했던 사건입니다. 이번 조치는 엔화의 과도한 약세를 완화하려는 성격이 더 강합니다.

 

따라서 현재 외환시장 개입만 보고 장기적인 엔화 강세 시대가 시작됐다고 단정하기는 이릅니다.

정치권 변화와 관련해 ‘다카이치 엔화 강세’ 같은 검색도 나타나지만, 엔화의 큰 방향을 결정하는 것은 특정 정치인 한 명보다 일본은행의 금리정책과 미국 연준의 정책, 미·일 금리 차이라고 보는 편이 더 합리적입니다.

마무리 

이번 엔화 강세에서 제가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은 엔화 가격이 아니라 글로벌 자금의 움직임입니다.

2024년을 경험한 투자자라면 엔화가 갑자기 오르는 것만으로도 불안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과거와 닮았다는 이유만으로 같은 결론을 내리면 투자 판단이 지나치게 단순해집니다.

 

현재는 엔화 숏 포지션이라는 불씨는 분명 존재하지만, 당시보다 엔 캐리 자금과 레버리지는 줄어든 것으로 분석됩니다.

그래서 지금 엔화는 주식을 당장 팔라는 매도 신호라기보다 글로벌 유동성에 문제가 생기는지 확인하라는 경보등에 더 가깝다고 봅니다.

 

앞으로는 엔화 강세 자체보다 일본 금리인상, 미·일 금리 차이, VIX, 나스닥과 코스피의 동반 하락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엔화가 오르는 것보다 엔화 때문에 누군가 주식을 강제로 팔기 시작하는지가 더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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